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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돌봄 (집에서 노후를 바램, 독거노인, 돌봄 선택)

BloomyKnote 2026. 8. 8. 06:37

목차


    장기요양 노인 10명 중 7명이 아파도 집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저도 60대가 되면서 이 통계가 남 얘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노년의 선택이 단지 치료 여부가 아니라 어디서 누구의 손을 빌려 살아갈 것인가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집에서 늙고 싶다는 바람,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집에서 노후를 바램, 69.4%가 집을 원하는데 이 숫자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 결과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숫자가 꽤 컸습니다. 재가급여(在家給與) 수급자, 즉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방문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들 가운데 69.4%가 건강이 나빠지더라도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지내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2022년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49.8%가 그렇다고 했으니, 3년 새 거의 20% 포인트가 오른 셈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

    이 수치를 두고 "당연히 집이 좋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 증가폭이 문제입니다. 3년 만에 20%포인트가 뛰었다는 것은 고령자의 인식이나 기대가 바뀌었다기보다, 요양시설에 대한 불안이나 실망이 커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집에서 돌봄을 받는 경험이 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끼는 분들이 늘었을 수도 있고요.

    수급자의 고령화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전체 수급자 중 8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47.3%로, 거의 절반이 초고령 상태입니다. 이분들이 평균 3.34개의 만성질환을 안고 집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말하는 겁니다. 고혈압, 치매, 당뇨병이 주요 질환으로 꼽혔는데, 치매(癡呆)는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적인 판단과 자기 관리가 어려워지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 상태에서 혼자 집에 있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 그 질문이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담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 중에는 "시설 가면 가족 얼굴 보기 어렵다"는 말을 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익숙한 공간 때문만이 아니라, 관계의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집에 머물고 싶은 마음 뒤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 마음만으로 재가생활이 안전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것, 저도 천천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집에서 버티려면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가?

    재가급여 수급자의 독거 비율은 43.6%입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어르신이 혼자 삽니다. 이분들이 방문요양 서비스 한두 번으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촘촘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방문요양(訪問療養)이란 요양보호사가 수급자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 신체 활동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재가급여에는 방문요양 외에도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문간호(訪問看護)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집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투약 지도, 처치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독거노인이 맞닥뜨리는 상황은 이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집에서 안정적으로 지내려면 최소한 다음 네 가지가 연결되어야 합니다.

    1. 식사 준비와 청소, 목욕 지원 같은 기본 일상생활 돌봄
    2. 투약 관리와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 병원 동행 서비스
    3. 낙상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 시 즉시 대응 가능한 응급 안전망
    4. 주택 내 문턱 제거, 미끄럼 방지 등 낙상(落傷) 예방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낙상이란 균형을 잃어 넘어지는 것을 뜻하는데, 고령자에게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골절로 이어져 거동 불능 상태까지 갈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요소입니다. 그런데 방문요양만으로는 이 중 첫 번째 정도밖에 커버가 되지 않습니다. 저도 자녀에게 돌봄을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지역에서 살아가려면 어떤 서비스 조합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이때부터입니다.

    전체 장기요양 수급자 가운데 재가급여 이용 비율은 2019년 70.3%에서 2022년 78.4%, 2025년에는 80%까지 올라왔습니다(출처: 한겨레). 수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공급 체계가 그 수요를 얼마나 촘촘하게 따라가고 있는가입니다.

    돌봄 선택, 재가돌봄 확대  희망이 아니라 설계가 필요하다.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70%에 가깝다는 결과를 단순한 선호 조사로 끝내면 안 된다고 봅니다. 저는 이게 정책에 대한 요구라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요구를 채우는 방식에 대해서는 시각이 좀 갈립니다.

    방문요양 시간을 늘리면 해결된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Community Car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고령자가 살던 곳에서 의료, 요양, 주거, 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단위에서 서비스를 연계하는 체계를 뜻합니다. 한국에서도 20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이 시작됐지만, 아직 지역별 격차가 큽니다.

    그리고 재가돌봄 확대를 논할 때 빠지지 말아야 할 이야기가 가족 돌봄 부담입니다. 어르신이 집에서 지내는 것이 곧 자녀의 무급 노동으로 해결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공서비스와 지역사회가 가족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분담해야만, "집에서 늙는 것"이 선택지가 됩니다. 돌봄 종사자의 처우 문제도 여기와 연결됩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제가 느끼기에 노후의 독립이란 "아무 도움 없이 혼자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도움을 제때 받으면서 자신의 생활방식을 지키는 것이 진짜 독립입니다. 그 독립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사회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부터 재가서비스 종류와 장기요양보험 등급 신청 절차를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막연히 "나중에 생각하자"가 아니라, 아직 건강할 때 주거환경을 점검하고, 어떤 서비스 조합이 현실적인지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집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이 실현되려면, 그 바람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준비와 제도적 설계가 함께 가야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또는 복지 서비스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장기요양 서비스 신청과 이용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주민센터에 직접 문의하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한겨레 원문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271707.html, 

    출처: 보건복지부, 「장기요양 재가 어르신 10명 중 7명, 아파도 살던 집에서 살겠다」, 2026년 8월 6일 보건복지부 공식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