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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기에 어디에서, 어떤 돌봄을 받으며 살아갈 것인가는 개인과 가족을 넘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장기요양 노인 상당수는 익숙한 집에서 계속 생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장기요양 노인의 69.4%, 건강이 나빠져도 살던 집을 원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급여를 이용하는 장기요양 수급자의 69.4%가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생활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2022년 조사 당시 49.8%였던 것과 비교하면 19.6%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대로 건강이 나빠졌을 때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2022년 28.7%에서 2025년 17.6%로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노년기의 돌봄에서 단순히 ‘어디에서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를 넘어 ‘어디에서 계속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에는 익숙한 물건과 이웃, 가족과의 추억, 자신만의 생활습관이 남아 있습니다. 건강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이러한 생활환경을 한꺼번에 떠나는 것은 고령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노인 돌봄은 요양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함께 고령자가 자신의 집과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한 오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도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거주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노년기의 선택권과 삶의 질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와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초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재가돌봄이 필요한 이유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장기요양 수급자의 고령화입니다. 전체 수급자 가운데 8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47.3%로 2022년 44.2%보다 높아졌습니다. 재가급여 수급자의 독거 비율도 43.6%에 이르렀으며, 장기요양 수급자는 평균 3.34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혈압과 치매, 당뇨병 등이 주요 질환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만으로 재가생활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령자가 혼자 생활하려면 식사 준비와 청소, 목욕 같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병원 방문, 약 복용, 건강관리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현재 재가급여에서는 방문요양을 비롯해 주·야간보호,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체 장기요양 수급자 가운데 재가급여 이용 비율은 2019년 70.3%, 2022년 78.4%, 2025년 80%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설에 입소하기보다 집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흐름과도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의 경우 낙상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가 발생했을 때 가족이나 돌봄 기관, 의료기관과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는 안전망이 중요합니다. 재가 돌봄은 단순한 방문요양을 넘어 의료·간호와 이동, 식사, 안전관리 등이 생활권 안에서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가 돌봄 확대, 초고령사회가 준비해야 할 과제

재가돌봄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가족에게만 돌봄의 책임을 맡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령의 부모가 집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더라도 돌봄의 상당 부분을 가족이 담당한다면 자녀 세대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공서비스와 지역사회가 가족과 함께 역할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주거환경 개선도 필요합니다. 집 안의 높은 문턱이나 미끄러운 욕실처럼 낙상 위험이 있는 공간을 안전하게 바꾸고, 가까운 곳에서 의료·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중심의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병원을 방문하거나 외출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지원과 병원동행 서비스 역시 재가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재가돌봄은 단순히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고령자가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의료와 요양, 생활지원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아파도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목소리는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앞으로는 시설과 재가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일률적으로 선택하기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적절한 돌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살던 집과 동네에서 가능한 한 오래 생활하면서 필요할 때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앞으로 노인장기요양제도와 지역사회 돌봄이 함께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271707.html?utm_source=chatgpt.com 원문기사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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